그해 여름 만났던 아기고양이의 이야기

작년 여름인가 제작년 여름인가

화장실 뒤켠에서 새끼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좀 울다가 그치려니 했는데 며칠을 계속 우는 것이다.

그래서 뒤켠에 가보니

다른 사람 주먹보다 작은 내 주먹보다 더 작은 까만 새끼고양이가 몸을 둥그렇게 말고

가냘픈 목소리로 울고 있었다.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상자속에 넣었다.

못쓰는 옷가지들도 깔아주고 고양이를 위해 분유도 타주고 필시 며칠간 굶었을 입에 물려주려고 작은 젖병도 샀었다.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손에 올려놓고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놓았다.

그런데 이틀짼가 삼일째부터 고양이가 우유를 안먹고 아무것도 안먹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어미가 잘 다닐만한 옆집 골목에 상자째 놓아주기로 했다.

사람냄새가 나서 데려가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지만

왠지 사람손에 흐지부지 길려지느니 차라리 다른고양이들 사이에 치이면서 사는게 더 나을거라 생각했다.

고양이를 갖다놓고 며칠이 안되어 상자까지 없어졌다.

어미고양이가 데려간건 아닌것같았다.

필시 사람이 가져갔을텐데..나처럼 서투른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으련만..

그 일이 있은 뒤로 3년이 넘어간다.

나는 왠지 이제는 고양이에게 더 애착이 간다.

그동안 내 성격이 좀 변한 때문일까

고양이에 관한 클럽에도 가입을 했다.

그곳을 돌아다녀보니 내가 너무 무지했음이 드러난다.

새끼고양이는 배변유도를 해야지 안그럼 위험하다는 기본적인 상식조차도 모르고 무조건 고양이를 기르려 했던 내가 얼마나 부끄럽던지..

지금 고양이를 기르라 해도 약간은 자신이 없다. 한 생명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사실 그녀석을 만난 이후로 까만 고양이만 보면 그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눈을 쫒게 된다.

어제 전신이 빈틈없이 까만 고양이를 보았다.

왠지 다른고양이보다 나를 피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

혹시 그녀석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석도 나를 기억하고있을까..

 

오랜만에 나와 3일을 같이 했던 까만 새끼고양이가 생각나 이렇게 끄적여보았다..

인물사진에 대한 생각

저는 인물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인물사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브이자를 그리며 웃고있는 사람의 정면을 찍은 사진을 싫어하고, 사진찍으라고 그렇게 포즈를 잡는 사람도 싫고, 그런 사진을 찍는 것도 싫습니다(뭐이리 까탈스러워).
그래요, 내가 원하는 건 순간포착! 입니다..스냅사진이라고나 할까..
만약 정면사진을 찍고 대상이 카메라 렌즈를 바라본다면 10장중에 8~9장은 건지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마음에 드는 사진은 별로 없었습니다.
필름바디가 아닌 이상 필름값 걱정할 일이 없는 이상은
디지털 바디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해서 스냅사진 식으로 찍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 전문가들도 100장중에 한두장 건지는 경우도 많다지 않습니까?
눈이 감긴 사진(때로는 눈 뒤집힌 사진까지..), 머리카락이 훽~돌아가는 사진 등 음악전문용어를 사용하자면 "삑사리"가 많이 나는 촬영방식인 하겠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면 셔터를 그만큼 많이 눌러야겠지요.
멀리서,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에 찰칵~
여기에서 망원렌즈와 준망원렌즈 의 필요성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표준이나 광각렌즈는 아무래도 상대방이 눈치채기 쉬우니까 결과물이 어색하겠죠?
가벼운 말로 말하자면 도촬! 물론 상대방의 허락을 받은 뒤!

뭐 물론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 이렇게 말해놓고 보면 쉬운것 같은데 이게 또 쉽지많은 않은 것이죠..
내공..내공을 쌓아야 겠습니다..

괜한짓 했구나..ㅎ

오늘 오랜만에 자주갔었던 책방에 갔다.

사야할 책을 사고 한참 어슬렁거리는데 갑자기 머리속에서 가끔씩 떠올랐던 동화가 생각이났다.

그림체가 아주 예뻤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근데 1990년도에 나온 책이라 지금까지 나올까? 걱정했었는데

아직도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 기뻤다.

여전히 예쁜 그림책이었다.

그 동화를 읽고 또읽고..3번을 읽었다.

그렇게 읽고 있으니 왠지 옛날로 돌아온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쑤욱 올라오는것같아서 한숨을 크게 내쉬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한참동안 어린이서적 코너에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계속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화의 매력이랄까..

근데 사람들은 동화를 보면 동심으로 돌아가게된다는데 솔직히 난 동심이 뭔지도 모르겠다.

단지 동화에서 느껴지는 천진함에 잠시나마 동화되는것..?

여하튼...어린이 코너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다음엔..친구들에게 보낼 엽서를 몇장 사고~ 쉼터에 있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책방을 몇바퀴돌았다.

혹시나..?하는 생각이었을까 몇년전 그날처럼 혹시나..하는 생각에..

한손에는 휴대폰을 꼭 쥐고 눈으로는 계속 누군가를 찾았다.

괜한짓했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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