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Jane Eyre>, Charlotte Bronte 中


"주인님께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려고 제가 여기 남아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세요? 저는 심장도 없는 인형인 줄 아세요? 감정도 없는 기계인 줄 아세요? 제 입에 문 빵 조각을 빼앗기고 제 컵에 담긴 생명의 물이 쏟아지는 것을 제가 참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가난하고 미천하고 못생기고 조그맣다고 해서 영혼도 없고 가슴도 없다고 생각하시냐구요!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크게 실수하신 거예요! 저도 주인님과 똑같이 넘치는 영혼과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고요! 하늘의 뜻으로 제가 좀더 예쁘고 부유하게만 태어났더라면, 저는 제가 지금 주인님을 떠나기가 괴로운 만큼, 주인님이 절 떠나기가 괴롭게 만들어드릴 수도 있었을 거예요. 전 지금 관습이나 인습을 벗어나서 말씀드리고 있는 거예요. 육신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제 영혼이 주인님의 영혼에게 말씀드리고 있는 거예요. 마치 우리 두 영혼이 무덤을 지나 하느님의 발밑에 서 있는 것처럼, 동등하게요. 지금 우리가 동등한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