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나홀로 보성여행 (3) - 보성가는길

자 드디어 보성으로 떠납니다.
그날을 생각해보면 전날에 들떠서 허둥지둥하다가 늦게자고..다음날 늦게일어날까봐 다섯시 10분부터 10분간격으로 설정해 놓은 알람을 40분에야 겨우 듣고 일어나서 씻고 챙기고,,6시 20분에 집에서 나섰죠
(어제 충전기를 잘못 꼽아놔서 충전이 덜된, 안그래도 수명짧은 pmp를 부여잡고 약 57초간 절규를..ㅠㅠ)
마쿠 뛰어서 전철 타고..신용산에서 내려서 잠시 헤매다가 친절한 리어카아저씨의 도움으로 약 7시경 용산역에 도착!
저 주황색으로 된 목포행 KTX가 제가 탈 열차입니다..
뭐야 아직 일곱시도 안됐잖아! 저 해맑게 웃는 아저씨 뒤에 보이는 편의점에서..캔커피와 엄마손파이♡를 사고 조간신물을 읽다가 승강장으로 향한다.. 
15분쯤 내려가보니 내가 탈 열차는 미리 도착해 있고..
몸체가 반짝반짝하구나~
드디어 탑승완료

용산역 발 목포행 열차를 타고 광주시내에 있는 광주송정역에서 갈아타게 될 겁니다.
운행시간은 7:20~10:00으로 약 2시간 40분.
내 자리는 10호차 10A! 비회원은 좌석을 선택할 수 없어서, 네이놈을 통해 A석과 D석이 창가쪽이라는 정보를 얻고 그 좌석이 나오기까지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반복을 했다는-_-
그리고 순방향, 역방향 중에 순방향보다(800원 할인) 역방향이 좀 더 싸지만 (2000원 할인) 멀미가 날 수도 있다는 말에 좀 더 들이고 순방향으로 택합니다.

내 자리 앞 받침대를 들어 올리고 자잘한 소지품들을 꺼내놓아보니~
먼저 편의점에서 구입한 커피 한캔. 어머니께서 싸주신 계란과 함께 먹을거랍니다.
그 옆에는 나의..연아폰! 출고 한달도 안 되서 서울 최남단 전남까지 여행가보는 핸드폰양..
'우리 고양이하고 인사하실래요?'는 언젠가 헌책방에서 구입했는데 찔끔찔끔 보다가..이번 여행길에 함께 하기로 한 책.. 기차여행동안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책. 얇아보이던 책이 의외로 내용이 많아 아직 다는 못읽었지만 여행길에 읽기는 꽤 괜찮은 책이다 싶습니다.
저기 저 옆구리에 파란 불을 단 새카만 녀석이 문제의 pmp! 벌써 산지가 3년이 지나가는 pmp1세대 쏘렐양입니다..아침에 일어나보니 충전이 다 안되어 있어서 안습이었던...가는길에 이지수님의 음반 겨우 한 앨범도 채 못들었는데 전원이 꺼져버린..ㅠㅠ혹시 ktx에 전원공급 플러그가 있을까 하여 충전기를 챙겼지만..전원플러그는 노트북석밖엔 없다더군요. 결국엔 기차소리를 배경으로 하고 (남은 mp3도 별로 못버티기 때문에ㅠ) 갈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pmp..
옆에 보이는 마린블루스는 만화책이 아니라 , 꽤 오래전에 책을 샀더니 함께 들어있었던 자유연습장?? 이라더군요. 왔다갔다 하는동안 떠오르는 생각들을 무작정 적으려고 가지고 나왔습니다.
저 펜은 교생기념으로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저도 하나 가졌던 그 펜.. 부드럽게 잘써지는 좋은 3색볼펜^^

열차는 출발하고..bgm은 전날에 미리 첫트랙으로 걸어 놓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긴 여행의 시작'
"가벼운 회색 운동화 한켤레 필요한 것들만 담은 가방과 목적지가 적히지 않은 티켓 손때 묻은 카메라, 낡은 지도
이제부터 긴 여행의 시작 두근거리는 마음 손에 쥐고 빠진 것들 없나 잘 챙겨보기 꽤나 긴 여행길 될지 모르니.."

비록 목적지가 적힌 티켓과 손때없이 깨끗이 닦아 준비한 카메라, 지도는 없을지라도..
그리고 하루 여행이지만, 복잡한 마음을 안고 나선 길이라 짧지만 짧다고 할 수 없는 하루가 될것같네요.
"두근거리는 마음 손에 쥐고" 떠납니다!

광주에 가는 동안 책도 읽고..생각들을 노트에 쏟아붓기도 하고..멍하니 차창을 바라보기도 하면서..그렇게 2시간 40분은 훌쩍 지나고, 중간에 10분정도까지 연착한 경우도 있지만 다행히도 광주엔 제시간보다 2분정도 빨리 도착!


광주송정역입니다. 저기 제가 탈 무궁화호가 들어오네요
출발시간은 10:07, 도착시간은 11:26분입니다.


열차 안은 의외로 쾌적합니다.
들어오는 순간 에어콘의 찬바람이 목덜미를 식혀주었고, 좌석도 그리 좁지 않은, 오히려 ktx보다 넓다고 생각되는 좌석이었습니다.

누군가 버리고 간 과자봉지 꼬다리..

저기 보이는 연습장과 볼펜, 그 아래 책 ㅎㅎ
이 기차가 앞으로 한시간 반 동안 절 보성으로 데려다 줄겁니다.


신록이 펼쳐진 논이 눈가를 스쳐지나갑니다..

좋은 컷이 안나와서..=_=;;
그냥 핸드폰양을 찍으면서 배경으로 보이는 푸른숲을 찍었습니다.

(여행중에 부모님 확인 전화 외엔아무에게도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어요. 결국 O양에게 해버렸지만 ㅋㅋㅋ 습관상 없었으면 허전했을 연아양~ 눈이 호강했지??)











후후...
다음 포스팅은 본격적인 보성 풍경인가요...
언제 올릴지는 .....매느리도 모른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