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독행'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7.03 만리독행 루카! 4

만리독행 루카!

 김용의 무협소설 소오강호를 보면요. 전백광이 나오지요. 여자를 너무 밝혀서 색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발이 엄청 빠르기 때문에(사실은 경신법(輕身法:몸을 빨리 이동하는 기술)이지만 ㅎㅎ) 만리독행(萬里獨行)이라고도 불립니다. 말도 못쫒는 속도로 이동(좀 어색하지만 그래도 가장 맞는 표현같네요)하죠. 7권에 보면 여승 의림을 구하기 위해서 의림을 업고 막 이동하는데 숭산파 육백하고 그 부하들이 말타고 달려오는것보다 훨씬 빨리 도망칩니다.
 자, 이제 만리독행이 뭔지는 잘 아셨겠죠? ㅎㅎ 그렇다면 루카도 이렇게 빠르냐하면.... 맞다고 하면 엄청난 구라고요=_= 음음......전백광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보통사람보다는 걸음이 빠르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근데 사실 이게 자랑만은 아닌것같아요. 특히 특유의 느린걸음을 걷는 여자들하고 걷는게 어쩔땐 불편해요. 보통 친구들하고 걷다보면 약간씩 멀어질때도 있고 빨리가자고 재촉하다가 응뎅이 한대 맞을때도 있고(ㅠㅠ) 아님 최악의 경우에는 일행과 멀리 떨어져서 빨리빨리 먼저 가면 화난사람 취급받기도 하구요. 다행히도 고등학교 단짝친구도 걸음이 상당히 빨라서 학교에서 집까지 그 먼거리를 단 10분만에 도도도도도 걸어왔었죠. 그래서 마저 하던 이야기를 헤어지는길목에서 20분이고 30분이고 서있을때도 있었다죠..
  근데 이게 또 한편으론 재밌단 말입니다. (뭐 저처럼 쓸데없는 공상에 빠지길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해당될지는 모르지만요) 빨리걷는건 가슴뛰는 상상에 윤활유를 부어주기도 해요. 그리고 보도블럭 위로 걸을때는 한번에 몇개씩 일정한 박자에 맞춰서 척척척 걸을때도 있어요. 특히 혼자일때는 이 보행법에 빠져서 혼자라는 무료함을 쫒을 수 있거도 하고요. 노래를 들으면서 걸을땐 노래에 맞춰서 걸으면 이게 또 재밌는거죠. 노래가 바뀔때마다 속도가 달라지지만 그것도 하나의 재미! 그리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을때나 복잡한 생각을 할때는 나도 모르게 도도도도도 걷게 된답니다..도대체 누굴닮은걸까요 이 걸음걸이는..
아 써놓고 보니까 왠지 괴짜같다.
prev 1 next